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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의 부활] ②해외 고부가가치 토목시장 뚫다

2016-06-27

②해외 고부가가치 토목시장 뚫다

최고난이 토목건축 특히 강해
싱가포르 지하철.호텔 등 석권
수익률이 높아 실적개선 클 듯


“로처(Rochor)역 구간은 매우 협소한 작업공간과 로처 운하 (Rochor Canal) 아래서 공사를 수행하는 어려움 때문에 전문가들과 협력해 기발한(ingenious) 공법을 찾아야 했고, 지난 5년간 30회 이상 도로를 옮겨가며 공사를 수행 했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 26일 도심 지하철 2단계 개통식 축하 연설에서 리센지 싱가포르 총리는 공사의 난이도를 잘 아는 듯 이같이 말했다. 지하철 2단계 공사는 싱가포르 5번째 지하철 노선으로 총 10개 구간, 길이만 16.6km에 달한다. 그 중 로처역 구간은 약 1km에 불과하지만 기존 지하철 5m 아래를 관통하면서 두 개 역사를 로처 운하 아래서 시공하기 때문에 초고난도 구간으로 평가 받는다. 무엇보다 어지간한 건설사들은 입찰 기회조차 없었던 이 현장을 쌍용건설이 단독으로 수행한 것.

쌍용건설은 공사기간 중 교통 흐름에 지장 없도록 차선을 막지 말라는 싱가포르 정부 의 요구에 지상 10차선 도로와 폭 25m 로처 운하를 총 50회 이상 이설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모든 지하철 공법 (NATM, TBM, Open Cut)이 적용돼 마의 구간으로 불렸고, 수주 당시 공사비만 7000억 원, 1m당 공사비가 7억 원에 달해 전체 구간 중 가장 비쌌다. 이렇듯 쌍용건설은 고급 건축과 고난도(高難度) 토목공사 등에서 특히 강하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 등의 영향으로 2013년 12 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지 난해 1월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1년 3개월 만에 위기에서 탈출하며 정상 화됐다. 회사가 정상화하면서 역시 해 외 고급 건축과 고난도 토목공사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최근 싱가포르에 서 수주한 3050억원 규모 싱가포 르 도심 지하철 TEL308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입찰 가격은 물론 시공사의 시공 능력, 기술 력, 안전관리 능력, 경영평가 등 도 종합 평가하는 입찰평가방식 (PQM)으로 진행됐다. LTA 발주 담당자인 추와청킹씨는 “사실 쌍 용건설이 입찰한 가격은 최저가가 아니고 3위였지만 쌍용의 기술력과 과거 싱가포르에서 쌓은 시공 실적, 모기업인 두바이투자 청의 신뢰도를 높게 평가해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75%와 25%의 지분으로 공동 수주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남북을 가 로지르는 도심지하철 '톰슨 라인' 남쪽의 동부 해안 지역을 연결하는 것으로 아파트 밀집 지역을 지 나고 연약 지반 위에 건설해야 하 는 고난도 구간이 포함돼 있다. 총 1.78㎞ 구간에 1.34㎞ 길이 의 터널 2개와 역사(驛舍)를 짓는다. 공사 기간은 85개월이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두바이에서 호텔 등 3개 프로젝트(총 16억달러) 를 수주한 데 이어 1개월 만에 다시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해외 건설 시장에서 쌍용이 본격 부활 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저가수주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특히 고급건축이나 고난도 토목공사의 경우 수익률이 높아 실적개선에도 크게 기 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