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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두바이투자청 품으로…3월말쯤 회생절차 마무리

2015-01-30

쌍용건설이 7전 8기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쌍용건설이 29일 두바이투자청(ICD)과 M&A 본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쌍용건설 M&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ICD는 1월 5일부터 1월 26일까지 3주간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르면 2월 중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업계의 전망보다 일정이 대폭 단축됐다. 지난해 10월 매각 공고를 내고 나서 석 달 만에 본계약까지 초(超)스피드로 매각 작업이 진행된 셈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경영정상화와 영업력 복원을 기대한 법원과 ICD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 신주인수(제삼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참여하게 된다. 쌍용건설은 해당 금액을 채권자협의회 채권에 상환한다.

채권 상환에 앞서 쌍용건설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기존 회생계획안을 투자금액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 변경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관계인집회를 열어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쌍용건설은 앞으로 회생계획 변경을 위한 관계인 집회와 법원 인가, 채권 변제 등이 완료되는 3월말~4월초 회생절차를 졸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deal)이 빠르게 진행된 이유에 대해 쌍용건설의 수주능력과 ICD의 인수 진정성이 밑바탕에 깔렸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ICD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동과 아시아지역에 건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바이는 석유가 나오지 않아 자체 개발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단순 투자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M&A에 참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ICD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서 경영계획과 종업원고용승계 등 비가격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CD는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이끄는 국부펀드다. 운용자산만 한화로 약 170조원에 달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를 소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단순 이익 회수를 위한 사모투자펀드(PEF)가 아니라 국부펀드라는 점에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사모펀드는 5년가량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나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재매각을 한다. ICD는 이익 회수보다는 투자 분야와 개발사업을 위해 인수한 만큼 단기간에 재매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우선협상자로 ICD로 결정 난 것에 대해 “두바이투자청은 FI(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SI(전략적 투자자) 성격이 짙어 다시 재매각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M&A 이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쌍용건설 회생의 원동력이 될 해외 수주의 구심점이 김 회장에 쏠려 있는 만큼, 그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다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30년 넘게 건설업계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해외 발주처와 네트워크를 쌓았고 공사기간 등 약속을 잘 지켜 발주처가 매우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쌍용건설이 신용등급 강등에도 싱가포르 정부 발주 공사에 참여한 것은 김 회장에 대한 발주처의 신뢰가 컸기 때문”이라며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수주에서 김 회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99%”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 쌍용건설은 부실 경영의 책임을 지고 사장단이 물러난 후로 구조조정 차원에서 전무급 임원 전원을 포함해 임원진 대부분이 퇴사한 상황이다. 김 회장이 물러나 쌍용건설이 흔들리는 위험보다는 안정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